Seoraksan
posted on 22 Jul 2020 under category picture_diary
Why did you want to climb Mount Everest?
Because It's there.
- George Herbert Leigh Mallory
속초 고향 집 주소가 강원도 속초시 설악동이다. 설악동이란 설악산 국립공원 안에 있는 동네인데 지금은 속초시민 모두가 설악산이 무료입장이지만, 어릴 적에는 설악동 주민만 무료입장인지라 설악산은 나에게 동네 뒷산이자 놀이터였다.
많은 친구네 부모님들이 설악산 위에서 파전이나 막걸리등의 장사를 하였고 친구들과 소공원 - 와선대 - 비선대 - 귀면암 코스를 뛰어다닐 때 옆에 있던 아저씨가 우리에게 날다람쥐 같다고 하신 이후로 우리는 설악산 날다람쥐였고 정말 그랬다. 언젠가 그때 그 친구가 회상하길 우리 한창때는 등산을 하면 다람쥐가 뒤에 섰지.
라며 다람쥐보다 더 날랬던 그때의 우리를 그렇게 표현하였다.
그랬던 내가 지금은 이런 다람쥐가 되었다.
아니 맷돼지가 되었다.
13살 때 한번, 19살 때 한번 설악산 정상인 대청봉을 완봉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살 고향 떠나 13년 그동안의 시간은 꿈을 잃어버린 피터팬처럼 그 시절 날다람쥐였던 나는 사라지고 더는 날 수 없는 몸이 돼버렸다. 그때로 돌아갈 순 없지만, 하루하루 그때의 나에게서 멀어져감을 알고 있던 나로서는 지금이 다시 설악으로 돌아갈 적기임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고 나포함 4명의 파티 원과 함께 다시 설악으로 향하였다.
첫걸음에 난 알았다. 내 몸은 글러 먹었다는 것을 몸은 이미 멀어졌지만 그래도 마음은 그 시절 날다람쥐를 기억하고 있었고 그 기억으로 한 걸을 한 걸음 앞으로 내디뎌 가며 정상으로 향했다.
올라가는 길에 바라본 풍경 사진,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지만 이러한 풍경은 정말 그 위에서만 느낄 수 있는 자연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사실 왜 산을 오르느냐 하면 잘 모르겠다. 그저 어릴 적 내가 올랐던 산을 다시 오르다 보면 난 너무나 변했지만 그대로인 산속에서는 그때의 나를 어렴풋이 만날 수 있기 때문일 수도 있고 아니면 어느 등산가의 말처럼 그냥 산이 거기 있어서일지도 모르겠다.
1,708m 대청봉 설악에서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정말 좋은 사진을 찍고 싶은데 강한 바람과 지친 몸은 이를 허락지 않는다. 사진은 망했다. 정상에서 먹는 라면은 정말 맛있다. 이 라면 맛을 잊지 못해 산을 오른다고 해도 설득이 될 것 같다.
내려오는 길이 우리 동네로 가는 길이다. 속초 쪽 설악산은 돌들이 많다. 대청봉도 예쁘지만 속초 명소는 뭐니뭐니해도 울산바위라고 생각한다. 아직 정상부근이라 나무들이 키가 작다.
올가을도 한 번 더 등반을 하고 싶은데 이때보다 몸은 더 저질인 것 같다. 다시 만날 수 있을까?
2020. 7. 22. 오전 09:44